
9월 21일 AMD 주가가 10% 가까이 뛰어 장중 615달러를 찍었고, 시가총액이 처음으로 1조 달러를 넘었다. 엔비디아와 브로드컴에 이어 반도체 회사로는 세 번째다. 1월 초 223달러대에서 시작해 아홉 달 만에 180% 넘게 오른 결과다. 이 글은 그 아홉 달 동안 실제로 무슨 계약이 오갔는지 보고, 개발자가 여기서 뭘 읽어야 하는지 정리한다. 결론부터 말하면 오픈AI와 메타와 앤스로픽이 AMD 에서 산 것은 칩이 아니라 협상력이다. 그리고 AMD 는 그 자리를 얻으려고 자기 주식을 얹었다.
숫자를 보면 이미 CPU 회사가 아니다
2026년 2분기 AMD 매출은 115억 4천만 달러로 1년 전보다 50% 늘었다. 이 중 데이터센터가 67억 달러, 증가율은 107%다. 전체 매출의 58%가 데이터센터에서 나온다는 뜻이다. 라이젠과 게임 콘솔로 기억하는 회사의 손익계산서가 아니다.
CFO 진 후는 전체 시장 규모가 2030년까지 2조에서 3조 달러에 이를 수 있다고 말했다. 회사 전망이니 그대로 믿을 필요는 없지만, 지금 주가가 무엇을 반영하고 있는지는 알려준다. 지금 팔리는 칩이 아니라 앞으로 지을 데이터센터다.
세 번의 계약이 같은 문장을 반복한다
작년 10월 6일, 오픈AI가 AMD GPU 6기가와트 배치에 합의했다. 첫 1기가와트는 MI450 으로 2026년 하반기부터다.
올해 2월 24일에는 메타가 똑같이 6기가와트를 약속했다. MI450 아키텍처 기반 커스텀 칩이고 첫 1기가와트 출하도 하반기다. 여기서 마크 저커버그가 남긴 한 문장이 이 모든 계약의 성격을 요약한다. "메타가 컴퓨트를 다변화하는 데 중요한 한 걸음이다."
7월 22일에는 앤스로픽이 최대 2기가와트를 약속했다. 첫 1기가와트는 2027년 상반기다.
세 회사가 AMD 칩이 엔비디아보다 낫다고 판단해서 서명한 게 아니다. 한 회사에만 매달린 채로 수십 기가와트를 짓는 것이 위험하다고 판단해서 서명했다. 공급처가 둘이면 가격도, 납기도, 우선순위도 협상 테이블에 올라온다. 그게 이 계약들이 실제로 사고판 물건이다.
그런데 AMD 는 칩값만 받은 게 아니다
여기서 반대편 이야기를 해야 한다. 오픈AI 계약에는 AMD 보통주 최대 1억 6천만 주에 대한 워런트가 붙어 있다. 1기가와트를 배치하면 첫 트랜치가 확정되고, 6기가와트까지 늘어나면서 나머지가 순차로 풀린다. AMD 주가가 특정 수준에 도달해야 한다는 조건도 걸려 있다. 메타 계약에도 같은 규모의 워런트가 붙었다. 앤스로픽 쪽은 방향이 아예 반대여서, AMD 가 앤스로픽에 최대 50억 달러를 지분 투자한다.
정리하면 이렇다. 고객이 칩을 사주는 대가로 AMD 의 지분을 받거나, AMD 가 고객에게 돈을 넣는다.

그래도 하드웨어는 따라붙었다
순환 거래를 인정하더라도 판단을 바꾸지 않는 이유는, 제품이 실제로 나왔기 때문이다.
7월 23일 Advancing AI 2026 에서 공개한 Helios 랙은 MI455X GPU 72개와 6세대 EPYC Venice CPU 18개를 Pensando 네트워킹으로 묶은 물건이다. AMD 는 MI455X 가 이전 세대 MI355X 대비 토큰 처리량이 34배라고 밝혔고, Helios 가 경쟁 제품인 Vera Rubin NVL72 대비 달러당 토큰을 최대 30% 더 뽑는다고 주장했다. 벤치마크 기준은 Kimi K2 워크로드다. 자사 수치이므로 30%라는 숫자 자체보다는, 비교 대상을 엔비디아 최신 랙으로 걸었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EPYC Venice 쪽도 최상위 SKU 기준 256코어 512스레드에 PCIe Gen6 를 단다. 몇 년 전만 해도 "엔비디아 대안"이라는 말에는 늘 단서가 붙었는데, 이번에는 랙 단위로 맞붙는다.
개발자가 가져갈 결론은 소프트웨어 쪽이다
AMD 의 진짜 약점은 늘 하드웨어가 아니라 ROCm 이었다. CUDA 로 짜인 코드와 그 위에 쌓인 십수 년치 생태계가 실질적인 해자였다.
그 해자가 추론 계층에서부터 얕아지는 중이다. PyTorch, Hugging Face, vLLM, SGLang 이 MI455X 에서 이미 동작한다. AMD 는 ROCm.ai 라는 개발 플랫폼도 내놨는데, 코딩 에이전트가 AMD 플랫폼에 맞춰 최적화하도록 붙이는 물건이다. 앤스로픽 계약에 Claude 로 AMD 소프트웨어를 최적화하는 다년 엔지니어링 협력이 포함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컴파일러와 커널 튜닝처럼 사람 손이 많이 드는 영역을 모델에 밀어 넣어 격차를 줄이겠다는 계산이다.
실무에서 지금 할 일은 단순하다. 추론 서빙을 직접 운영한다면 vLLM 이나 SGLang 같은 추상화 계층 위에서 굴리고, CUDA 전용 커널을 애플리케이션 코드에 직접 박아 넣는 일을 줄이는 것이다. 2년 뒤에 어느 가속기를 쓰고 있을지는 지금 정해져 있지 않다. 빅테크 세 곳이 수백억 달러를 들여 사려던 것이 바로 그 선택지였다.
참고 자료
- AMD and OpenAI Announce Strategic Partnership to Deploy 6 Gigawatts of AMD GPUs — AMD IR (2025-10-06)
- AMD and Meta Announce Expanded Strategic Partnership to Deploy 6 Gigawatts of AMD GPUs — AMD IR (2026-02-24)
- AMD and Anthropic Announce Strategic Partnership to Deploy Up to 2 Gigawatts — AMD IR (2026-07-22)
- AAI 2026: AMD Delivers Full-Stack Compute for the Agentic AI Era — AMD IR (2026-07-23)
- AMD Joins $1T Club, Passes Intel by $352B — Tech Insider (2026-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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