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년에 프론트엔드 프레임워크를 고르는 일은 5년 전과 다른 문제가 됐다. Angular, Vue, Svelte, Preact, Qwik 이 전부 시그널(signals) 기반 반응성으로 옮겨갔고, 시그널은 TC39 에서 자바스크립트 표준 제안으로 올라가 있다. 남은 예외는 React 하나이고, React 는 런타임 대신 컴파일러로 같은 문제를 풀기로 했다. 이 글의 주장은 하나다. 반응성 모델이 수렴한 이상 "어느 프레임워크가 빠른가"는 더 이상 선택 기준이 아니다. 남은 기준은 팀과 생태계다.
시그널은 Solid 의 아이디어에서 모두의 기본값이 됐다
시그널은 값이 바뀌면 그 값을 읽은 곳만 정확히 다시 계산하는 반응성 원시 타입이다. 가상 DOM 을 통째로 비교하는 대신 의존 관계를 추적한다. 이 모델을 프레임워크의 중심에 놓고 대중화한 건 Solid 였다. 2026년에는 그 모델이 거의 모든 곳에 있다.
Angular 는 2025년 말 나온 v21 부터 신규 앱에서 zone.js 를 빼고 시그널 기반 변경 감지를 기본값으로 켰다. 시그널로 폼을 다루는 Signal Forms 도 실험 기능으로 들어갔다. Vue 는 3.6 에서 가상 DOM 을 건너뛰는 Vapor 모드를 실험 기능으로 열었고, 이 모드의 반응성 엔진이 시그널이다. Svelte 5 는 $state, $derived, $effect 라는 룬(runes)으로 반응성을 명시적 원시 타입으로 바꿨다. Preact 와 Qwik 은 그 전부터 시그널을 썼다.

React 는 혼자 컴파일러에 걸었다
React 는 시그널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신 2025년 10월 7일 React Compiler 1.0 을 냈다. 빌드 시점에 컴포넌트와 훅을 분석해 메모이제이션을 자동으로 넣는 도구다. useMemo 와 useCallback 을 손으로 쓰지 않아도 되고, 조건부 메모이제이션처럼 손으로는 불가능한 최적화도 한다. React 팀은 메타 내부 앱에서 초기 로드와 페이지 이동이 최대 12% 빨라지고 일부 상호작용은 2.5배 이상 빨라졌으며 메모리는 늘지 않았다고 밝혔다. Expo SDK 54 는 컴파일러를 기본으로 켰고 Vite 와 Next.js 템플릿에서도 선택할 수 있다.
이 선택은 일리가 있다. React 의 자산은 런타임이 아니라 수십만 개의 라이브러리와 채용 시장이다. 반응성 모델을 바꾸면 그 자산이 흔들린다. 컴파일러는 기존 코드를 한 줄도 안 고치고 성능을 끌어올리는 길이다. 다만 이건 React 가 시그널 진영과 같은 성능 지점에 다른 길로 도달하겠다는 뜻이지, 시그널이 틀렸다는 뜻이 아니다.
반론: 점유율을 보면 논쟁은 끝나지 않았다
State of JS 2025(2025년 9~11월 조사, 응답자 13,002명)에서 React 를 써봤다는 응답은 83.6% 였다. 채용 공고에서도 React 는 압도적이다. 시그널이 표준이 됐다고 해서 React 가 밀려난 건 아니다. 오히려 "논쟁이 끝났다"는 말을 React 의 패배로 읽으면 현실과 어긋난다.
맞는 지적이다. 그런데 같은 조사에서 Solid 는 5년 연속 만족도 1위였고, Svelte 5 는 룬 도입 이후 만족도가 가장 높은 축에 들었다. 사용률과 만족도가 이렇게 갈리는 건 사용률이 성능이 아니라 관성과 생태계로 결정된다는 뜻이다. 그리고 그게 바로 내 주장이다. 성능 논쟁이 끝났기 때문에 남은 변수가 관성과 생태계뿐인 것이다. 한 개발자가 2026년 3월에 쓴 표현을 빌리면 "프레임워크들이 서로에게서 배우고 있고, 2026년의 성능 비교는 2019년만큼 극적이지 않다". 2019년에는 Svelte 가 React 보다 번들이 몇 배 작다는 게 선택 이유가 됐다. 2026년에는 그 차이가 선택을 뒤집을 만큼 크지 않다.
선택 기준은 벤치마크가 아니라 팀이다
그래서 2026년의 프레임워크 선택은 이렇게 정리된다. 팀이 이미 React 를 쓰고 있다면 바꿀 이유가 없다. 컴파일러를 켜고 끝이다. 새 프로젝트를 시작하는데 팀이 작고 채용 걱정이 없다면 Svelte 5 나 Solid 가 코드 양과 만족도에서 앞선다. 조직이 크고 규칙이 필요하면 Angular 21 이 zoneless 로 가벼워졌다. Vue 는 그 사이 어디든 들어간다. 어느 쪽을 골라도 반응성의 정신 모델은 같아졌으므로 옮겨 다니는 비용도 예전보다 낮다.
이 블로그에서 Svelte 글을 여러 편 썼던 입장에서 덧붙이면, Svelte 가 이긴 게 아니라 Svelte 가 밀던 방향이 이긴 것이다. 컴파일 시점에 반응성을 정리하고 런타임을 얇게 가져간다는 생각을 지금은 모두가 한다. 다음 논쟁은 프레임워크가 아니라 그 위에서 서버 컴포넌트와 스트리밍을 어떻게 다루느냐로 옮겨갔다. 프레임워크 이름으로 싸우는 시대는 지났다.
참고 자료
- React 공식 블로그, React Compiler v1.0 (2025-10-07)
- Angular Architects, Angular 21 의 새 기능: Signal Forms, Zone-less (2025-12-02)
- Strapi, State of JavaScript 2025 핵심 정리 (2026-03-18)
- Nucamp, 2026년 자바스크립트 프레임워크 동향 (2026-01-18)
- Reptile Haus, TC39 Signals 제안이 개발팀에 뜻하는 것
- DEV Community, 2026 프론트엔드 프레임워크 전쟁: 시그널이 이겼다 (2026-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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